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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NADA ⑨ | 밴쿠버 국립 도서관, 밴쿠버 다운타운의 가을 풍경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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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ungmin 2024. 3. 9.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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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에도 창밖으로 나무가 보인다.

동생이 출근하며 열어둔 창 틈으로 기분 좋은 바람이 살랑살랑 들어온다.

요거트 볼인지 그래놀라 무침인지 모르겠는 양 조절 실패한 요거트 볼을 오곡 오곡 먹으며 고민한다.

오늘은 어딜 가지? 일단 우선 계단 앞에서 빼꼼 얼굴을 내밀어 사진을 찰칵!

 

 
 
갈 곳이 분명하지 않을 땐 스탠리 공원에 간다.

 

공원에 가기 전에 입구에 있는 breka에서 샌드위치 하나를 산다. Breka는 빵 종류도 다양하고 가격도 괜찮아서 점심으로 사 먹기 좋다. 오늘은 처음으로 작은 빵 말고 샌드위치를 사보았다. 토마토, 모차렐라, 바질 페스토, 다진 고기 등이 들어있었는데 감칠맛 최고였다.

 

공원 입구에서 만난 유난히 붉고 아름다웠던 낙엽.

아름다운 걸 만나면 잘 수집해 두었다가 좋아하는 사람에게 주고 싶다.

냉큼 주워 챙겨간 책 사이에 넣어 왔다. 낙엽의 수분이 페이지에 흡수되면 코팅을 해야지.

자전거 타는 사람을 쉽게 볼 수 있는 밴쿠버
공원의 초입에서 보이는 밴쿠버 시내
이 다리에서 바라보는 노을, 정말 아름답다
좋아했던 호수

나는 이 풍경들이 왜 그렇게 좋았을까.

캐나다에 오고서 가장 좋은 것은 연락에서 자유로울 수 있었다는 점이다. 핸드폰을 쥐고 누군가와 연결되지 않을 자유 같은 거. 했던 업무 특성상 핸드폰 하나로 일이 가능해서 업무 on/off가 잘되지 않는 편이었는데, 이젠 실시간으로 접속되지 않을 수 있으니까. 일이든 사람이든. 내가 좋아하는 것이든 아니든.

 

 
 

 

매번 공원 한 바퀴를 돌고 호수를 거쳐 이 언덕을 자전거 타고 올라갈 때 숨이 차서 헥헥 거렸는데.

한국에 돌아온 지금은 혼자서 심장이 터질 것 같았던 그 순간까지 그립다.

그땐 조금은 외로웠던 것도 같은데, 그것만이 가져다주는 힘이 있었던 것 같다.

동생이 아프다고 해서 혼자 코스트코에서 장 보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
 
 
 

밴쿠버에서 처음 쌀을 먹은 날. 어설프게 덜 익은 냄비 밥에 김치랑 고기만 넣은 걸 먹어도 좋았다. 얼마 만에 먹는 한국의 매움이냐며 국물까지 싹싹 긁어먹었지. 좁은 방에서 동생이랑 그릇을 어설프게 들고는 우리 모습이 좀 짠하기도 하고 우스워서 피식피식 웃기도 했다.

그리고 마시는 따듯한 차, 메이플 시럽이 들어간 쿠키. 여기 와서 차 정말 많이 마신다.

 

 

 


다시 시작되는 하루.

어제를 어떻게 살았든 오늘 나에겐 하루가 주어진다. 당연하면서도 당연하지 않은 일.

오늘은 샐러드를 먹는다. 구운 양송이를 잔뜩 넣고 요거트를 소스 대신으로 듬뿍 올린다. 나름 탄단지과채가 다 들어 있다.

 

아름다운 밴쿠버의 가을.

여행자는 언제나 불안정한 상황에 놓여 있지만, 그 불완에서만 오는 짜릿함과 행복이 있는 것 같다.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다가도 돌아가고 싶지 않았다. 좋아하는 사람들이 분명히 그곳에 있지만, 돌아갈 품이 없단 마음이 왜인지 모르게 자꾸만 들어서, 이 짧은 여행이 영원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문득문득했던 것 같다.

 

공원을 걸으며 햇빛을 잔뜩 맞는다. 매일 이렇게 걸으니 흰머리가 잔뜩 생겼다.

나이를 먹는 것 같아 속상했지만, 그냥 햇빛이 지나간 자국이라 생각하기로 하니 기분이 좋아졌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서드 비치.

이번 여행을 통해서 알게 된 건데 나는 생각보다 안정적인 것을 좋아한다. 갔던 곳만 계속 가고 갔던 카페만 계속 간다. 여행을 떠나오면 새로운 것도 해볼 법한데, 첫 주에 갔던 곳만 반복해서 가고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많이 간 곳은 스탠리 공원에서도 30분 이상 걸어야 나오는 서드 비치다.

끝없이 펼쳐지는 바다를 보는 게 좋았다. 안쪽에 있어서 사람들이 별로 없어서 더 좋았다. 이곳에 앉아 지난 몇 달간 내게 일어난 일들을 가만히 돌아보았다. 시간 지나면 다 괜찮아질 일들이지만 이곳에 오고서야, 사람들을 만나지 않고 온전히 혼자가 되어서야 괜찮지 않다는 걸 알았다.

이곳에 앉아 지난 것들을 곱씹으며 홀로 잘 매듭을 지었던 것 같다. 잘 보내준 것 같다. 지난 순간도, 정신없이 찾아왔던 새로움도 혼란스럽던 앞으로의 방향도. 

문득 생각나는 사람들이 있었다.

메시지를 보내지 않고 그냥 홀로 마음으로 그들을 생각했다. 흩어지지 않게 잘 모아서 마음 어느 곳에 넣어 두었다.

 

 

 

 

 
 
 
 

외국에 오면 슈퍼마켓을 자주 간다. 식재료에 관심이 많아서 구경하다 보면 시간이 한참 간다.

한국에서 볼 수 없는 것들을 발견하면 어떻게 응용할 수 있을까 상상하는 재미가 있다.

치즈 코너에 가면 만날 종류별로 싹 다 먹어볼 만큼 부자가 되면 좋겠다고 생각도 한다. (ㅋㅋ)

 

 

 

 


밴쿠버 공립 도서관 중앙점

Vancouver Public Library, Central Library

350 W Georgia St, Vancouver, BC V6B 6B1 캐나다

새로운 도시에 가면 도서관과 서점은 꼭 가보는 편이다.

직업병이라면 직업병이겠지만 책이란 물성을 좋아하는 사람에겐 또 다른 즐거움이다.

외국 책의 새로운 판형을 구경하는 재미도 있다.

역시 도서관에선 인증샷이지, 귀여워!

밴쿠버 도서관의 외관은 콜로세움처럼 되어 있다.

건물 안에 또 다른 건물이 있는 형태로 공간감이 무척 좋았다.

1층 로비엔 작은 카페와 atm기가 있다.

도서관 분류야 한국과 별다르지 않지만

섹션을 나누는 간판이라든지 디테일 디자인은 우리랑 다르니 좀 신기했다.

도서관은 전체 무료이고 wifi도 그냥 잡으면 된다.

근데 도난이 좀 많은 편이라고 하니 화장실 갈 때 소지품은 꼭 챙기자.

지하에는 어린이 도서관이 있다. 규모가 꽤 크고 도서의 종류가 무척 다양하다.

안쪽에는 아이들이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과 작은 놀이터 같은 게 있다.

어린이 도서관이라 책상과 의자가 모두 어린이 사이즈라 앙증맞다.

어린이 책의 책등은 마치 비디오 게임처럼 생겨서

책장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산책 후 집으로 돌아가는 길.

밴쿠버에서 이런저런 짧은 메모를 많이 남겼다. 남는 게 시간이고 하는 건 걷는 일뿐이었으니까.

내가 가고 싶을 때 가고 멈추고 싶을 때 멈춰서 누워선 하늘을 바라보는 일은 회사를 다닐 때 가장 하고 싶은 일이기도 했다.

참 감사했다. 나를 멋대로 그냥 내버려 두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서.

잘 쉬고 잘 충전하고 싶다.

 


오늘의 움직임

* 9일차 걸음: 13,797

* 10일차 걸음: 14,470

 


밴쿠버에서 한 달 살기

캐나다 밴쿠버에서 한 달을 살게 되었다. 삶에 변화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밴쿠버에서 한 달 동안 먹고 걷고 즐긴 하루들을 기록한다. 빅잼은 없어서 피식잼은 있다구!

 

퇴사 후 밴쿠버에서 한 달 살기로 했다

가을, 밴쿠버로 떠나기로 했다. 비행기 티켓은 열심히 모은 항공 마일리지로 2월에 미리 끊어 두었다. 일찍이 긴 휴가를 떠나기로 마음먹은 것은 업무 유연제를 도입한 회사 제도와 열린 팀 분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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