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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년 5월 1주] 일상 속 감각 수집

our warm camp/DAY DAY

by Chungmin 2024. 5. 6.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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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5월 1주
4월 30일부터 5월 5일까지, 일상에서 만난 순간을 기록합니다. 누군가와 나눈 대화, 우연히 읽은 문장, 아름다운 풍경, 온라인에서 만난 캡처 이미지 등 순간순간 삶을 다양한 방식으로 풍요롭게 한 이야기들을 소개해요. 좋았던 순간을 따라가다 보면 오늘이 더 재밌어질 테니까요.
 


 

1. 지금이 아니면 언제?

5월 첫 주에 읽기 시작한 정지돈 시인의 <영화와 시> 첫 장에 있던 문장이다. 이 문장 앞에 다양한 말을 붙일 수 있겠다 싶었다.

- (좋아하는 마음) 지금이 아니면 언제?
- (도전을) 지금이 아니면 언제?
- (하고 싶었던 말을) 지금이 아니면 언제?
- (멈추는 걸) 지금이 아니면 언제?

 
나는 요즘 가장 많이 고민하고 있는 (누군가에게 마음을 쓰는 걸)과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 걸)을 가장 먼저 붙여 보았다. 다른 이들은 이 문장 앞에 어떤 생각을 붙여볼까 궁금하다. 그게 무엇이든 (괄호안의 말은) 지금 자신이 가장 쏟고 있는 마음의 방향일 테다.

나는 길거리에
녹아들고 있어.
당신은 누구를 사랑해?
나를?
빨간불인데 그냥 건널래.
- 「워킹 투 워크Walking to work」 중에서


 
당신은 아래의 괄호 안에 무엇을 넣을 텐가?
- (                  ) 지금이 아니면 언제?
 


 
2. 그냥 지금이 좋아서, 이대로 고요히 두고 싶은 기분
 

좋아서 몇 번이고 반복해 읽는 책이 있다. <아무튼 게스트하우스> <오로라> 그리고 <사서함 110호의 우편물>이 그렇다. <사서함 110호의 우편물>은 주로 봄의 정점인 5월 초에 꺼내 읽는 편이다. 읽다 보면 사랑이란 무엇인가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

그냥 지금이 좋아서, 이대로 고요히 두고 싶은 기분

이 문장은 <사서함 110호의 우편물>에서 라디오 작가 공진솔이 이건 PD를 보며 생각하는 마음이다. 두 사람은 라디오 원고 자료를 찾기 위해 방문한 건 PD의 본가에서 영화를 보게 되는데, 진솔이 건 PD의 뒷모습을 보며 사랑을 느끼고 애틋하게 숨기는 장면이기도 하다. 
 
'좋아서, 고요히 두고 싶은 기분'은 살면서 쉽게 만나지지 않는다. 이는 꼭 이성적인 감정만을 말하지 않는다. 지금 이 순간이 좋아 멈추고 싶으면서도 완전하게 나의 것이 아니란 쓸쓸함이 더해진 기분, 노력한다고 온전히 다 가질 수 없는 기분. 최근에 그런 경험을 되돌아보면 딱 한 번이었던 것 같다. 살면서 내게 이런 마음이 언제 찾아왔었지 고민하게 된 문장이었다.
 

 
 
 


3. 제가 좀 한계가 없거든요 - 김고은 인터뷰

 
우연히 김고은 배우의 두 가지 인터뷰를 읽게 되었다. 김고은 배우는 작품이 공개도 되기 전 '미스 캐스팅'아니냐는 몸살을 유난히 많이 겪은 배우기도 한데, 그에 대한 커뮤니티의 의문은 작품이 공개되면 대부분 사라지곤 했다. 실력으로 불안을 잠재우는 몇 번의 경험을 한 것이다. 그래선지 자신감 넘치는 아래의 인터뷰들이 더 멋있게 보였다. 자신을 한계 짓지 말 것. 나는 무엇이든 할 수 있고 해낼 수 있다는 믿음에서 모든 것은 시작되는 것 같다. 선명한 자기 확신을 갖고 살아가기 위해선 작은 성공의 경험들이 필요하다.
 

 

After 청룡시리즈어워즈

김고은의 수상한 After 인터뷰 👑 #김고은#청룡시리즈어워즈 #유미의세포들

tv.naver.com

Q. 배우로서 도전해 보고 싶은 캐릭터가 있는지?
A. 제가 좀 한계가 없거든요. 스스로 한계를 짓지 않고 뭐가 안된다 이런게 없거든요. 많이 연락 주셨으면 좋겠고, 당장의 보이는 이미지 때문에 뭘 망설인다거나 못할까 봐 뭐 이런 거를 걱정하지 마시고 일단 한 번 줘보시면 잘 해내도록 해보겠습니다.
- 출처: naver now | After 청룡시리즈어워드
나는 작품에 전제가 없다. 그런 것까지 가지고 있으면 정말 작품이 한정적이게 될 것 같다. 내 안에서 만큼은 어떤 것도 다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임하고 있다. 이번 작품으로 갈증 해소를 했다. 물론 아직 목마르긴 하다.
- 출처: 스포츠 조선 / [SC인터뷰] "무속인役, 센캐 갈증 해소"…'파묘' 김고은, 돈값 제대로 한 '연기 장인' 품격(종합)

 
 
 
 


 
4. 우연한 손편지의 힘

지난 주 친구가 교통카드가 없어 저번에 빌려준 적이 있다. 이번 주 시간 맞춰 개찰구 안에서 카드를 돌려받는데 작은 손편지와 함께 카드를 돌려주었다. 짧은 문장이었지만 고마웠다는 마음이 담겨 있는데, 예상치 못한 순간에 받는 편지에 되게 행복해졌다.(정말 오랜만에 받는 편지였다)
손 편지를 좋아하는 사람이기에 쓰는 것만큼 받는 것도 좋아하는 편. 나를 잘 몰라도, 만난 지 얼마 되지 않아도, 생일처럼 특별한 날이 아니어도! 좋은 사람들이 진심을 꾹꾹 담아 건넨 편지는 언제나 좋고 마음을 참 따듯하게 한다.

 

 


5. 요즘 빠진 노래

최근 약 3주간 가수 거니의 '같애'에 빠져있다. 일단 들어보자.

앨범 소개
g0nny (거니) “같애 (Feat. SHIRT)” 누군가를 좋아하게 되었을 때, 상대방의 일거수 일투족을 궁금해하고 그의 감정을 멋대로 가늠해 보지 않나요? g0nny의 "같애"는 이러한 넘치는 마음에서 비롯된 설렘과 불안의 감정을 감성적으로 풀어낸 R&B 곡입니다. 프로듀싱에 vsclm, 베이스에 Snozern, 그리고 피처링에는 감각적인 보컬리스트 SHIRT가 참여해, 고백 전 망설이는 남녀의 모습을 사랑스러우면서도 기분 좋게 그려냈습니다. 지금 사랑에 빠져 있는 모든 이들이 공감할 수 있는 노래가 될 것 같아요.
- 출처: 바이브

 
 
 

 
이 곡을 친한 동생에게 추천하니 위의 커버곡 링크를 알려줬다. 원곡이 가진 설렘은 충분히 담겨 있으면서도 + 중간에 들어간 랩이 되게 현실적인 포인트라 감정 이입이 더 되었다고 할까. 악뮤 가사도 활용해 넣었는데 듣고 있으면 기분이 좋아진다. (성대모사 빼고..😂)

카톡 안에 있는 네 프로필 사진을 눌렀다 뗐다 반복하다가
한 번 더 네 미소에 반해 널 고파하고는 나를 발견
- 출처: 신지민 / zemean

 
 
 


6. 나와 정말 맞는 사람이란

이미지 출처: 하상욱 스레드 @type4graphic
 
우연한 알고리즘으로 보게 된 스레드 글.
30대의 인간관계는 이전과는 조금 다른 모습을 띈다고 자주 생각하는데(어렸을 때와 달리 일과 결혼 등 여러 상황으로 주변 환경이 변하기 때문), 이런저런 인연을 겪으며 결국 내 곁에 남는 이들은 '나와 결이 닮은' 사람들이었던 것 같다. 내가 나를 좋아할 수 있게 만들어 주고, 나를 잘 사랑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그래서 결국 서로에게 비슷한 사람들.
 
비슷한 결로 아래의 심채경 박사님이 알쓸신잡에서 이야기 한 '사랑'에 대한 영상이 무척 인상 깊었다.

출처: '나'라는 것이 있나? '나'를 사랑하는 것은 무엇일까? 심채경 박사가 알려주는 행복해질 수 있는 가장 단순한 방법✨ | 알쓸인잡

알랭드 보통의 작품을 보면 우리가 사랑을 하는 게 상대를 정말 사랑하는 걸 수도 있지만, '그 순간의 나'를 사랑한다고 지적한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어떤 사람인가, 나를 누구를 사랑하는가 생각했을 때 다름 아닌 나를 사랑하는 것 같다. 그래서 자기를 잘 사랑하는 사람을 좋아한다. 그것은 자신의 모든 면을 잘 받아들이며 잘 파악하고 있는 사람이다. 장점뿐 아니라 부족한 부분도 있는 그대로 이해하고 사랑하는 것이다.

 
나를 사랑한다는 것은 무엇인지, 누군가를 깊게 사랑한다는 것은 무엇인지. 이런 주제로 나누는 이야기인데 듣고 있다 보면 저절로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나를 잘 아는 것 그래서 나를 잘 사랑하는 것이 모든 것이 시작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알랭드 보통 책 늘 번역이 어려워서 읽다가 덮곤 했는데, 오랜만에 다시 꺼내봐야지 생각하게 했던 클립. 생각할 포인트가 굉장히 많은 영상이니 길더라도 패스 없이 꼭 보기를 추천한다.
 
 
 


 
7. 선생님한테 꽃 냄새가 나서 그런가 봐요

 
어린이날을 맞아 봉사를 했다. 아이들을 좋아하는 터라 작은 자동차를 타며 달려오는 애들이랑 하이파이브 하고 신나게 놀고 있는데, 간식으로 먹은 아이스크림 때문인지 벌이 자꾸만 내 근처에만 꼬이기 시작했다. 아무리 쫓아도 그대로 있자 어느 7살 어린이가 내게 한 말.

'선생님한테 꽃 냄새가 나서 벌이 그런가 봐요'

 
어쩜 이렇게 아름다운 말을 할 수 있지? 
아이들에겐 이런 힘이 있다. 어른의 마음을 한 순간 행복하게 만드는 힘이.
 
아래는 어린아이의 시선을 보고 쓴 에세이.

 

ESSAY | 아이들 시선 끝엔 언제나 근사한 것이 있지

아이들의 시선 끝엔 언제나 근사한 것이 있다. 아무렇지도 않다고 생각했던 순간도 아이의 눈을 거치면 세상 신기하고 멋진 것이 된다.  지하철에서 만난 꼬마가 ‘와, 아빠! 저거 봐! 내가 말

ourwarmcamp.tistory.com

 
 
 


2024년 5월 1주
나의 아주 작은 재미들.

5월 1주, 나를 가장 행복하게 만든 일은 다정한 친구들과 클라이밍을 한 것!
정강이가 아프다고 손가락 부목을 대고 있는 것 조차도 귀여워서 깔깔 웃었다. 이런 작은 재미, 작은 웃음, 작은 행복을 함께 누릴 수 있는 순간이 참 귀하다.
밤 공기에서 여름의 냄새가 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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