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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롬톤을 탈 수밖에 없는 3가지 이유

our warm camp/OUTDOOR

by Chungmin 2024. 2. 22.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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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부터 물건을 사기 전에 선뜻 망설여졌다. 예전엔 예쁘거나 주변에서 좋다고 하면 온종일 물건을 사고 싶어 앓다가 덜컥 사버렸으니까. 하지만 어딘가 떠밀려 구매한 물건들은 쉽게 곁을 떠났다. 아무래도 나에게 맞지 않았기 때문이다.

 

브롬톤을 구매하기 전에도 같은 고민을 했으나 결론적으론 브롬톤은 작년 한 해 소비한 물건 중에 가장 잘 한 소비가 되었다. 도시를 베이스캠프로 두고 생활하는 나의 라이프 스타일에 부족함 없이 꼭 맞았기 때문이다.

 

오래 고민한 만큼 브롬톤은 도시에서의 삶을 훨씬 윤택하게 만들어 주었다. 이전 글에서 이야기 한 단점들을 완전히 다 덮어버릴 만큼. 바로 '그럼에도 불구하고' 브롬톤을 타게 만드는 선명한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이번 글에선 매일 브롬톤을 타면서 느낀, 브롬톤을 탈 수밖에 없는 3가지 이유를 소개한다.

 

1. 가장 콤팩트하게 접히는 미니벨로

브롬톤은 지금껏 본 자전거 중에서 가장 콤팩트하게 접혔다. 16인치 바퀴의 크기와 거의 동일하게 접혀서 폴딩 된 브롬톤은 작은 캐리어 크기와 비슷해진다. 좌우 폭도 적당히 슬림 하고 안정감 있게 접힌다. 바퀴가 풀릴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더불어 바퀴 쪽에 작은 보조 휠이 있어 접은 채로 굴려서 이동할 수 있다.

 

안정적으로 폴딩이 된다는 점은 1인 도시 생활자에겐 가장 중요한 점이었다. 자전거는 집에 보관해야 했고 좁은 1인 원룸은 내어 줄 공간이 조금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브롬톤의 경우 완전히 접으면 작은 캐리어와 비슷한 부피로 신발장 옆에 세워놓아도 큰 불편함 없었다.

사실 브롬톤 이전에도 미니벨로를 탔다. 하지만 이렇게 콤팩트하게 접히진 않았다. 이전 미니벨로의 경우 자전거를 어설프게 반으로 접어놓곤, 말로만 ‘접이식 자전거’라고 부르는 느낌이었다고 할까. 접은 모양은 질서 없이 투박하게 접혀선 기계를 아무렇게나 뭉쳐 둔 기분이 들었다. 접은 모양을 유지하는 장치가 있긴 했지만 연결이 약해, 접어도 쉽게 풀려버렸다. 결국 힘으로 자전거를 들거나 끌고 가야만 해서 많은 힘을 써야만 했다.

 

하지만 브롬톤은 접이 방식에서 힘이 많이 소요되지 않았다. 쿨하게 탁탁탁, 3번만 접으면 금방 작은 모양을 만든다. 뒷바퀴와 핸들 바를 순서대로 접고 마지막으로 핸들을 바퀴 쪽으로 당겨주기만 하면 끝. 더불어 접었을 때 쉽게 끌 수 있도록 하단에 보조 휠이 달려 있어 건물 안에서든 지하철에서든 들지 않고 끌고 다닐 수 있다.

 

 

 

 

 

순서대로 지하철 > 버스 > 기차 ⓒ청민

2. 모든 대중교통과 호환되는 뛰어난 이동성

브롬톤은 모든 대중교통과 자유롭게 호환된다. 브롬톤 자전거는 접이식 자전거로 평일에도 지하철을 탈 수 있다.(자전거는 주말에만 지하철을 탈 수 있지만 접이식 자전거는 평일에도 갖고 탈 수 있다.) 크기가 작아 지하철 좌석 끝에 바짝 붙여 세워두면 안정적이다. 물론 계단이 있을 때는 들어 이동해야 하지만, 역사 내에서 보조휠로 밀고 다니기 때문에 큰 힘 들이지 않고 이동할 수 있다. 브롬톤을 타고 길을 나서다가도 힘이 들거나 비가 올 때면 언제든 지하철을 탈 수 있어 자전거와 함께 외출을 하는 부담감이 적은 편이다.

 

동네 버스의 경우 사람이 없을 때 기사님들께서 ‘잘 잡고만 있으면 괜찮다’며 ok를 해주신다. 다만 개인적으로 버스 내부 공간이 좁고 멈추고 출발하는 움직임이 커서 위험하다 판단하여 이용하지 않는다. 기차는 오히려 탑승이 쉽다. 맨 뒷자리에 예매를 하면 브롬톤을 좌석과 벽 사이에 쏙 넣을 수 있다. 택시 트렁크에도 세로로 걸리적거림 없이 쏙 들어간다. 물론 택시를 타기 전에 기사님께 사전에 먼저 말씀드리고, 트렁크가 손상입지 않도록 이케아 가방에 넣어 트렁크에 넣곤 한다.

 

 

 

 

3. 도시에 가장 잘 어울리는 자전거

브롬톤이 좋았던 또 하나의 이유는 일상복을 입고 타도 전혀 어색하지 않다는 점이었다. 출근과 휴가의 복장이 다르듯이 자전거도 각자의 라이프 스타일에 따라 달라진다. 나는 주 5회 회사로 출근을 하고 주말엔 외곽에 있는 카페로 개인 작업을 가는 편이다. 자전거를 산 이유도 이런 움직임에 활용하기 위해서인데 아무래도 출근을 하며 자전거 전용 복장을 입고 다니기엔 쑥스러웠다. 도시 생활이란 여러 사람들과 어울린다는 의미를 내포하기도 하니까.

 

브롬톤은 내 옷장에 있는 어느 옷과 매칭해도 부족함 없이 적절해 좋았다. 더불어 헬멧도 도시와 잘 어울리는 어반 헬멧을 착용하면 안전과 스타일을 모두 챙길 수 있다. 나는 평소에도 유용하지만 못난 물건보다는 조금 덜 효율적이라도 아름다운 것을 좋아하는 편이다. 예쁘다고 생각해서 구매한 물건이 모두 곁에 오래 남는 건 아니지만 적어도 ‘내가 좋아서 선택했다’는 감정은 물건을 자주 사용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되는 것 같다.

 

그 외에도 여러 장점이 있다. 브롬톤은 자신의 취향에 맞게 커스텀을 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같은 브롬톤이라도 세상에 단 하나뿐인 나만의 브롬톤을 만들 수 있다. 1차적으로 출고 시 핸들바, 색상, 기어 등 자신의 스타일에 맞게 고를 수 있고, 2차적으론 시중에 나온 새로운 부품을 더하고 빼면서 자신의 ‘라이딩 스타일’에 꼭 맞게 자전거를 표현할 수 있다.

 

또 접어 두면 하나의 오브제처럼 느껴져 베란다나 신발장이 아닌 집 안에 두어도 투박하지 않은 포인트로 톡톡히 활용된다. 퇴근 후 침대에만 누워있고 싶어 모든 게 귀찮다가도 브롬톤을 보며 '오늘은 자전거나 한 번 타야지'하고 다시 길을 나서게도 한다. 브롬톤은 삶의 건강하게 이끄는 역할을 해준다.

 
 

물론 하나의 물건이 모두에게 정답일 순 없다. 각자 살아가는 방식이 다르고 좋아하는 우선순위가 다르기에 나에게 맞는다고 다른 누군가에게도 꼭 맞아떨어지라는 법은 없다. 하지만 나는 이 자전거를 타면서 조금 더 성실한 사람이 되는 것 같아 좋았다. 가보고 싶었던 동네 카페를 손쉽게 다녀오고 장을 보더라도 브롬톤 앞에 가방을 달아 봉투 없이 그곳에 짐을 넣어 오기도 한다. 다시 자전거를 타기 시작했을 뿐인데 나는 더 자주 길을 나서는 사람이 되었다.

 

여전히 나는 브롬톤을 탄다. 타다 보니 이전에는 몰랐던 이런저런 단점도 보이지만 그 단점을 뛰어넘을 장점으로 인해 오늘도 퇴근 후에 브롬톤을 들고 집앞 호수공원을 달린다. 도시를 넘나들고 캠핑도 다니며 함께 기쁜 추억을 단단하게 쌓아간다. 앞으로도 바퀴 위에서 쌓을 기쁨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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