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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ngyeong ① | 동백과 벚꽃이 있는 4월의 통영으로

our warm camp/TRIP-log

by Chungmin 2024. 4. 2. 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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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통영으로 여행을 떠나는 날!

작년에 처음 통영으로 여행을 다녀오고 반해서 매년 오기로 마음을 먹었다. 하지만 삶은 언제나 그렇듯 예상치 못하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싶지만 못 갈 수도 있을 것 같아 걱정했는데, 걱정이 무색하게 통영으로 떠날 채비를 하고 있다.

서울에서 통영을 가기 위해선 고속버스를 이용해야 하는데, 무려 4시간 10분이 걸린다. 버스에 앉아만 있다간 허리가 부러질 것 같은 시간이라 일반 좌석, 우등 좌석도 쉽지 않다. 그래서 프리미엄 버스를 예매했다. 프리미엄 버스는 거의 누워서 갈 수 있다. 리클리너 의자처럼 거의 누울 수 있어서 허리도 덜 아프고 잠자기 딱이다.





버스를 타자마자 정신없이 자다 보면 어느새 휴게소에 도착해 있다.
지금 화장실을 가지 않으면 2시간을 또 못 간다는 생각에 졸음을 깨고 버스를 나온다. 나온 김에 허리 스트레칭도 쭉 해준다.

그리고 다시 누워 잠이 들면 어느 순간부터 창 밖으로 벚꽃이 보이기 시작한다.
벚꽃 나무가 자주 보이기 시작하면 통영에 거의 도착했다는 신호다.



또 정신없이 자다 보면 통영에 도착해 있다. 서둘러 정신을 차리고 내린 준비를 해준다.
도착과 동시에 버스 트렁크에 실었던 자전거와 가방을 꺼내 조립한다. 바퀴에 바람이 조금 빠진 것 같아 뒷바퀴에 바람을 넣어주었다.

오늘 통영 날씨는 매우 따스하다. 볕은 따듯한데 바람은 차가워서 달리기 적당히 좋은 온도를 만들어 낸다.
헬멧을 쓰고 자전거에 가방을 끼우고 출발한다. 목적지는 점심을 먹을 식당!
봄이 되자마자 봄의 도다리 쑥국이 얼마나 먹고 싶었는지. 자전거로 가면 17분 정도 걸린다.






달리면서 신기했던 건 나도 모르는 사이 통영의 길을 몸이 알고 있다는 점이었다. 지도를 굳이 보지 않아도 몸이 먼저 움직였다. 갈림길이 나와도 헷갈리지 않고 방향을 틀었다. 고작 한 번 여행을 떠나온 곳인데 내가 이곳을 얼마나 좋아했는지 알 것 같았다. 그리고 망설임 없이 길을 선택하는 나를 보며, 이 동네에 사는 사람처럼 느껴져 조금 좋았다. 통영과 나 사이에 작은 친밀함이 더 생긴 것 같았다.

이 길은 내가 좋아하는 길이다. 통영 고속 터미널에서 나와 강구안을 가는 길인데, 오른쪽으로 바다가 끝없이 펼쳐지는데 길이 내리막길이라 힘 들이지 않고 갈 수 있어 기분이 업된다. 다만 길이 좁고 울퉁불퉁해서 초 집중을 하며 내려가야 한다. 이 길을 달리면 진짜 내가 통영에 왔구나! 하는 기분이 드는 것 같다.





4월 초의 통영은 벚꽃의 세상이다. 어딜 가나 아름다운 벚나무들이 줄지어 서있다.
밥 먹으러 가는 길에 동백과 나


작년에 갔던 식당에 들렀다. 작년엔 1인 여행자를 받아 주셨는데 올해는 안된다고 해서 아쉬움을 가득 안고 길을 돌렸다.
마진이 남지 않아서 그런 거겠지? 그래도 서운한 마음은 어쩔 수가 없다. 테이블도 여유가 좀 있었는데..


속상해서 냉수 드링킹

 

4월의 통영은 어디서나 벚꽃을 볼 수 있다






통영 한산 회 식당

경남 통영시 강구안길 28


검색해서 방문한 식당. 숙소가 있는 강구안 근처의 통영 한산 회 식당이다.
물회나 회정식이 대표 음식 같았는데 나는 도다리 쑥국을 먹으러 왔다.





자전거를 끌고 온 나를 보며 사장님께서 멋지다고 양손으로 엄지 척을 내미시며, 특별히 게 한 마리를 정성껏 손질하여 내어 주셨다.

내어주신 반찬을 오독오독 먹고 있으니 도다리 쑥국이 등장한다. 제철인 도다리 쑥국은 등장만으로 향긋하고 도다리 살은 두툼하니 실했다. 입맛이 돌아 모든 그릇을 깨끗하게 비웠더니 사장님이 활짝 웃으며 잘했다 잘했다 칭찬을 건네신다. 자전거를 다시 조립해 길을 나서는 순간까지도 행복한 여행이 되라며 배웅해 주시는데 참 기분이 좋았다.

여행은 때로 사람으로 기억된다. 여행의 첫날 받은 기분 좋은 응원은 여행을 떠나온 사람의 마음을 행복하게 한다. 생각해 보면 통영에 오면 기분 좋은 일만, 좋은 사람들만 만나는 것 같다. 작년에도 그랬고 올해의 시작도 그렇고. 아마 나는 내년에도 이곳에서 봄을 보내고 있지 않을까 싶다.




김치 빼고 반찬까지 다 먹었따!









로컬 스티치 통영

경남 통영시 통영해안로 301

로망 가득해 보이지만 자전거 여행자의 찐 현실


사실 여행에서 숙소에 치르는 비용을 가장 아끼는 편이다. 머리만 대면 어디서든 잘 자는 탓에 긴 여행에선 비용을 아끼기 위해 여전히 게스트하우스도 섞어 이용한다. 하지만 통영의 로컬 스티치를 만나고 생각이 좀 달라졌다.

이곳은 숙소의 개념이 아닌 워케이션을 위한 공간이다. 회사라는 공간에 얽매이지 않고 원하는 곳에서 일을 할 수 있는지 테스트해 보기 좋다. 언젠간 공간에 얽매이지 않고 일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 목표라 작년에 통영 숙소를 서치 하다 알게 되었는데 좋아서 올해도 또 왔다.

이곳을 좋아하는 이유는 많지만 가장 큰 이유는 창 때문이다. 창 밖으로 보이는 강구안은 한 폭의 그림 같은데, 특히 밤이 아름답다. 바다에 일렁이는 빛을 보고 있다 보면 몸도 마음도 편안해진다. 이번엔 방에서 오래 누워 쉬었다. 멍하니 창 밖을 바라보기도 하고 책도 읽고 글도 썼다. 시간을 많이 두는 곳에 마음도 있는 법이다.









브롬톤 런던에서 보내주신 의류들. 귀엽다!

 






로컬 스티치 1층의 카페에서 커피를 테이크아웃 했다. 멤버십 회원이거나 & 숙박을 하면 카페 할인도 된다.

4,000원 대의 커피를 3,600원으로 구매하고 이순신 공원으로 이동한다.








이순신 공원

경남 통영시 멘데해안길 205

입구의 업힐.. 쉽지 않다


이순신 공원에 올라가면 가장 먼저 이순신 장군 동상을 만날 수 있다.
바닷길을 따라 산책 코스가 매우 잘 되어 있는 곳이라 통영에 처음 오면 꼭 가보라고 추천해 주고 싶다.
특히 봄엔 벚꽃이 아름답게 피어서 걷기만 해도 사랑이 싹틀 것 같지만 이건 비밀로 해두자.



이곳에 앉아 한참동안 바다를 바라보고 돌아왔다.
내가 생각해도 자전거 너무 험하게 타는 것 같다. 자전거야 미안해!






강구안

경남 통영시 명정동

강구안에서 내 사진을 한 장 남기고 싶어서 삼각대를 꺼내 펼쳐두고 찍어본 사진


배가 고파서 강구안의 한일 김밥에 왔다. 충무김밥 8알과 섞박지, 국, 오징어 어묵 무침이 한 상에 나온다. 가격은 6,000원.
충무김밥은 별 게 없는데 이상하게 자꾸 손이 가고 맛있고 생각이 난다. 이게 먹고 싶어서 통영에 온 것도 있다.
강구안에 여러 충무 김밥집이 있는데 다른 집도 한 번 가봐야지 싶다.

그리고 충무김밥에 관련해 재밌는 책 한 권이 있어 소개한다. 남해의 봄날에서 펴낸 책이다.

제목이 귀여움. <어딘가에는 원조 충무김밥이 있다> !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297329968 

 

어딘가에는 원조 충무김밥이 있다

통영꿀빵은 ‘통영’꿀빵인데 충무김밥은 왜 ‘충무’김밥일까? 길가에 즐비한 수많은 원조 충무김밥 중에 진짜 원조는 어디일까? 충무김밥을 통해 보는 지역의 향토사와 음식문화사!

www.aladin.co.kr

 

 



숙소에 들어오니 어느새 밤.

샤워를 하고 잘 준비를 한다. 책상에 앉아 잠시 책도 읽는다.


그러다 헬멧을 보았는데 흠집 하나 없던 헬멧이 엄청난 흠집이 생겼다. 오늘 넘어지며 긁힌 자국인 것 같았다.
헬멧 없었으면 큰일 날 뻔했네 싶다가도.. 그래도 오늘 참 재밌었다는 생각으로 하루를 마무리한다.
내일도 즐거운 일이 가득했으면 좋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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