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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ngyeong ③ | 여행지에서 폭우를 만나는 즐거움에 대하여

our warm camp/TRIP-log

by Chungmin 2024. 4. 7.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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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로컬스티치 통영에서 체크아웃하는 날.

 

솔직한 마음으로 여행 내내 이곳에서 숙박을 하고 싶지만 1박에 12,9000원...

갭이어 시간을 갖고 있는, 호주머니가 가벼운 이는 차마 결제를 할 수 없었다.😅

그래서 2박만 예약! 나중에 더 여유로워 지면 오래 머물고 싶다.

 

 

이틀 동안 편하게 지내다 돌아갑니다. 내년 봄에 또 만나!
로컬 스티치의 낮과
아름다운 강구안을 보며 읽는 책

 

 

 

 

생각보다 비가 많이와서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하다가 1층에 내려와 라테 한 잔을 시켰다. 파란 테이블에 주황색 트레이, 그리고 하얀 라테. 색 조합이 정반대라 귀엽다. 라테는 고소하고 창 밖으로 시원한 바람이 들어온다. 그 속엔 비릿한 향기와 상쾌한 촉감이 섞여 있다.

 

창을 보며 가만히 앉아 이 비 오는 날 다음 숙소까지 어떻게 이동하나..

휴.. 생각하며 움직일 마음 준비 중이다.

 

 

 

비를 맞으며 이동 중!

 

통영엔 목욕탕이 꽤 많고, 옛날 목욕탕 상징(?)인 굴뚝도 많다.

안에는 어떤 구조로 되어 있을까? 내년에 오면 목욕탕을 가보고 싶다.

 

 

 


산양식당

경남 통영시 강구안길 29

 

복지리를 먹어보고 싶어서 검색해 둔 식당을 가던 길에

우연히 만난 산양식당.

 

정보가 없어 밖에서 '맛있을까..' 한참 고민 하다가 들어가 멍게 비빔밥을 시켰다. 여긴 설렁탕이 유명하다는데.. 설렁탕 말고 멍게 비빔밥을 먹어보고 싶기도 했고, 서브로 국이 나온다고 해서 비빔밥을 시켜봤다. 작은 염려와 다르게 신선하고 정갈하게 차려진 밥상이 놀라웠다. 1인분인데 가자미조림과 갓 부친 전이 밑반찬으로 나왔다. 특히 설렁탕은 지금까지 먹던 설렁탕과 다르게 찐득하고 깊은 맛이 났다. 멍게는 거의 내 주먹만큼 올라가 있고, 야채의 양도 상당하고 신선했다.

 

멍게 비빔밥은 처음 먹어봤는데 생각만큼 바다향이 많이 났지만, 야채와 잘 어울려서 크게 부담스럽지 않고 맛있었다. 녹진한 국물도 함께라 더 맛있었던 것 같다.

 

 

맛있어서 싹싹 먹었다!

 

 

 

 

 

 


삼문당

경남 통영시 중앙로 168 2층

 

이곳은 작년 통영 여행을 준비하다가 인스타그램 친구 찬빈님이 알려주신 곳이다.

작년에 갔다가 좋아서 올해 또 왔다.

올해는 통영 블랜드로 아메리카노를 시켰는데 아주 맛있었다!

 

오른쪽 '숲'이라 적힌 책은 방명록이다. 두껍고 제목도 숲이라 뭔가 궁금했는데 낭만적이게도 이곳을 방문한 손님들의 흔적이었다.

 

 

나는 언젠가 노든에게, 그때 고아원을 나오기로 한 선택을 후회한 적이 있느냐고 물어보았다.
"훌륭한 코끼리는 후회를 많이 하지. 덕분에 다음 날은 전날 보다 더 나은 코끼리가 될 수 있는 거야. 나도 예전 일들을 수없이 돌이켜 보고는 해. 그러면 후회스러운 일들이 떠오르지. 하지만 말이야, 내가 절대로 후회하지 않는 것들도 있어. 그때 바깥세상으로 나온 것도 후회하지 않는 몇 안 되는 일들 중 하나야."
노든은 아내와 딸에 대해서는 항상 말을 아꼈다. 아내와 딸은 노든의 삶에서 가장 반짝이는 것이었고, 그 눈부신 반짝임에 대해 노든은 차마 함부로 입을 떼지 못했다.
노든은 말을 멈추고 먼 곳을 바라보았다. 그러고는 깊이 숨을 들이쉬더니 말을 이어 갔다.
"생각해 보면 나는, 원래 불행한 코뿔소인데 제멋대로인 펭귄이 한 마리씩 곁에 있어 줘서 내가 불행하다는 걸 겨우 잊고 사나봐. 아까는 미안했다. 자, 이리 와, 안아 줄게. 내일은 어느 쪽으로 가면 바다가 나올 것 같아? 펭귄의 감으로 얘기해 봐."
- <긴긴밤> 중에서

 

그리고 이곳에 앉아 오래 <긴긴밤>을 읽었다. 누군가에게 선물해주고 싶을 만큼 좋은 책이었다.

 

 

 

우산 없이 비를 맞으며 여행한 통영

 

 

 


통영 세병관

경남 통영시 세병로 27

 

작년 통영에 왔을 때 책방 <남해의 봄날>에서 통영 지도를 샀다. 총 3가지 종류였는데, 그 중에서도 박경리 작가의 길이 담긴 지도가 인상 깊어 올해 여행 코스에 넣었다. 비가 와서 그냥 숙소에 들어가 쉴까 하다가 비 오는 통영을 또 언제 볼 수 있겠는가 하는 아쉬움 마음에 가장 먼저 세병관을 향했다.

 

http://namhaebomnal.com/storytelling/?idx=596205&bmode=view

 

통영 예술가의 길 01_ <장인지도 匠人之道> : Let Us Tell Your Story - 남해의봄날

통영은 박경리, 윤이상, 김춘수, 전혁림 등 한국 현대 문화예술계의 거장들이 태어나고 활동한 문화예술의 도시다. 훌륭한 작가와 작품이 탄생한 배경으로는 조선시대부터 이어진 명품 공예 브

namhaebomnal.com

 

 

세병관

1605년(선조 38) 충무공 이순신의 전공을 기념하기 위하여 세웠다. 완성된 이후에는 삼도수군통제사영(三道水軍統制使營)의 건물로 사용되었다. 한국에 현존하는 목조 고건축 중에서 경복궁 경회루나 여수 진남관(鎭南館) 등과 함께 평면 면적이 큰 건물의 하나이다.

- 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통영 세병관 [Sebyeonggwan Hall, Tongyeong, 統營 洗兵館] (두산백과 두피디아, 두산백과)

 

 

 

이곳에서 오래된 나무와 비를 맞아 떨어지는 벚꽃 잎, 푸르게 흩어지는 나무들을 보았다.

비가 와서 사람이 하나도 없어 고요하게 천천히 둘러볼 수 있어 좋았다.

 

삶도 여행도 언제나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예상치 못한 순간 비가 쏟아질 수 있고 계획이 틀어질 수 있다.

그럴 때 유연한 사람이 되고 싶다. 오늘 같은 날 숙소에만 있었다면 나는 이렇게 아름다운 풍경들을 보지 못했겠지.

차가운 비의 온도를 흠뻑 맞으며 기록한 하루라 오래 기억될 것만 같다.

 

 

 

분명 cu인데 만화방이기도 한 반반 가게

 

세병관을 들렀다 비가 너무 많이 오기 시작해 잠시 숙소로 대피했다. 샤워를 하고 저녁에 있을 공연 전까지 침대에 누워 유튜브를 봤다.

오랜만에 <나영석의 나불나불>을 몇 편 보았는데 그 중에서 유해진 편이 가장 공감이 되고 재밌었다.

 

자신이 살아온 길도 나쁘지 않다고 고백하는 그의 말이 기억에 남는다.

살아온 삶이 평탄하지만은 않았을 텐데

유연하고 말랑하게 풀어내서 상대를 편안하게 만드는 그의 태도를 배우고 싶다고 종종 생각한다.

 

나영석의 나불나불: 유해진 편

https://www.youtube.com/watch?v=GMilUvkr07Q

 

 

 

 


통영 국제 음악당

경남 통영시 큰발개1길 38 통영국제음악당

밤의 벚꽃과 국제음악당. 이 계단만 보면 설레인다.

 

통영에 온 가장 큰 이유, 통영 국제 음악회!

첫 공연은 체임버 나이트 1이다. 사전 구매 기간을 놓쳤지만, 인터파크에서 예술인 패스를 활용해 30% 할인받아 구매했다.

매년 통영국제음악제 홈페이지와 인터파크에서 티켓이 열린다.

 

https://tickets.interpark.com/goods/23018221

 

인터파크 티켓

 

tickets.interpark.com

 

맡겨진 우산들 귀여워

프로그램

✤ 마르티누: 바이올린과 비올라를 위한 이중주 1번 '세개의 마드리갈'
B. Martini: Duo No.1 for vidlin and viola, H.313, "Three Madrigals"(1947)

✤ 풀랑크: 플루트와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F. Poulenc: Sonata for flute and piano, FP 164

✤ 드뷔시:플루트,비올라,하프를위한소나타
C. Debussy: Sonata for flute, viola and harp

✤ 라벨:플루트,비올라,하프를위한소나티네(카를로스살세도편곡)
M. Ravel: Sonatine for flute, viola and harp (arr. Carlos Salzedo)
아티스트

✤ 에마뉘엘 파위, 플루트
Emmanuel Pahud, Flute


✤ 양인모, 바이올린
Inmo Yang, Violin

 앙투안 타메스티, 비올라
Antoine Tamestit, Viola

 베르트랑 샤마유, 피아노
Bertrand Chamayou, Piano


 아넬레인 레나르츠,하프
AnneleenLenaerts,Harp

 

 

 

모든 곡들이 다 좋았지만 그중에서도 바이올린과 비올라 이중주가 무지 좋았다.(후..)

 

클래식은 잘 모르지만 라이브로 아름다운 소리를 듣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산뜻해지고 행복해진다.

미술을 잘 모르지만 미술관을 찾고 그림을 좋아하는 것처럼,

클래식도 너무 어렵게만 생각하지 않고 일단 좋아하는 마음부터 피어나도록 돕는 거,

그렇게 무엇이든 시작하면 되는 거 아닐까? 통영에 올 때마다 생각한다.

 

 

 

 

밤 벚꽃을 보며 숙소로 돌아가는 길.

'오늘 참 재밌었다', 작은 만족감을 안고 돌아간다. 

 

통영에 오면 나의 하루하루들이 좋아진다.

내일을 기대하게 된다. 내일은 또 얼마나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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