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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NADA ⑮ | 밴쿠버에서 자전거와 스케이트 타고 심야 영화 보기😎

our warm camp/TRIP-log

by Chungmin 2024. 10. 12. 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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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장에 창문이 있으면 낮에 실내등을 켜지 않아도 화장실이 환하다.

 

이 집에서 지내보며 천장에 창이 있는 게 얼마나 좋은지 깨닫는다. 언젠가 집을 짓게 된다면 천장에 창을 꼭 내야지, 뭐 이런저런 상상을 해본다. 부품이 삭았는데 교체하지 않아 매일 떨어지던 커튼봉.. 떨어질 때마다 와장창 소리가 나서 꽤나 큰 스트레스였다. 동생이 어떻게 다는 건지 요령을 설명해 줬는데 나는 도통 모르겠어서 떨어질 때마다 동생을 불렀다. 후후.

 

 

 

아침 마다 보던 아름다운 창밖의 나무
시원한 아이스 드립 커피. 아침마다 부엌에 쨍한 빛이 들어오는 것도 좋았다.

 


오늘은 날이 좋아 오후에 찬과 밖에 나가 산책하기로 했다. 오늘은 늦잠을 실컷 잤고, 내일 모레 떠날 로드트립 짐을 부랴부랴 준비했다. 분명 내일모레 약 2주간 로드트립을 떠나는데 지금껏 짐을 하나도 싸지 않았다니... 둘 다 약간 2주 여행을 동네 드라이브 가듯이 생각하고 준비하고 있다. 그런데 불안하지가 않아..(ㅋㅋ)
 
짐을 되게 대충 싸는 것 같지만 나름 체계가 있다. 캐리어 하나에 서로의 옷을 다 넣고, 나머지 캐리어엔 점퍼랑 먹을거랑 싸기! 파워 J가 본다면 기가 찰 노릇이지만 우리 나름의 규칙이 있다고 변명해 본다.
 
 
 
 
 

 
캐나다 오기 전부터 머리가 심하게 기름지고 많이 빠지기 시작해서 스트레스였다. 사진을 찍어도 가르마 부분이 동그랗게 심하게 보이고..
특히 친구들과 같이 사진을 찍었는데 내 정수리만 그렇게 보여 더 스트레스를 받았다.
 
그런데 퇴사 후 캐나다에 오자마자 머리가 더 심하게 빠지는 게 아닌가. 이러다 젊은 나이에 탈모 오는 거 아니야..? 하는 두려움으로 폭풍 검색을 하고 구매한 로가인. 이게 탈모 약 중에선 가장 인기 있는 제품인 듯했다. 걱정되는 마음에 물 때문인가 싶어 '밴쿠버 + 탈모' 키워드 검색을 엄청 했는데 캐나다 물이 되게 깨끗하다는 슬픈 결론만 나왔다.
 
여행을 다녀온 지금, 머리 특정 부위가 많이 빠지거나 기름이 많이 지는 일은 사라졌다. 아무래도 스트레스로 일시적으로 그랬던 것 같다. 로가인도 두 달 바르다 끊었다. (물론 관리 열심히하고 약 바른 효과도 있었겠지만..) 이때의 나와 비슷한 상황을 겪고 계신 분이 계시다면 가장 먼저 잘 먹고, 잘 자고, 많이 웃으시길!
 
 
 
 
 

나가기 전에 매일 보는 거울. 오늘은 아빠가 물려준 셔츠를 입었다.

 
 
 
 


오늘 날이 좋아 찬은 스케이드 보드를 챙겼다.

 

찬과 그랜빌 근처에서 내려 자전거를 빌려 동네를 크게 한 바퀴 돌며 자전거와 스케이드 보드를 탔다. 춥지도 않고 덥지도 않은, 딱 선선해서 좋은 가을 초입의 날씨. 기분 좋은 바람을 맞으며 우리를 아는 사람 없는 이곳에서 신나게 달린다. 울퉁불퉁한 도로의 흠에 넘어지지 않도록, 사람들과 겹치지 않도록 집중하며 작은 바퀴들에 의지해 도시를 쌩쌩 달린다.

 

찬과 나란히 달리고 걷고 농담하고 웃으며 생각했다. 우리 앞으로 이렇게까지 둘이 시간을 쌓을 일이 거의 없겠지? 사실 이 여행을 떠나오기 전까지도 서로 사는 삶의 형태가 달라져 잘 보지 못했으니까. 그래도 우리는 서로가 있는 자리에서 잘 지낼 것을 안다. 찬과 나에겐 그런 신뢰가 있고, 밴쿠버에서 함께 시간을 보내며 그 신뢰를 다시 확인하고 있는 중이니까.

 

 

 

쌩쌩 달려 도착한 그랜빌

 

그랜빌 안에 작은 상점들을 습관처럼 구경하다 레인쿠버 스티커 하나를 샀다. 여행을 다니다 보면 자동차 창문이나 캐리어에 여행 스티커를 잔뜩 붙여 두는데 그게 얼마나 멋져 보이던지. 아직 운전면허도 없지만 한국 돌아가 꼭 1) 운전면허를 취득하고 2) 언젠가 자동차가 생기면 뒤에 붙이리라.. 는 의지를 담아 스티커를 샀다.
 
 

 

 


리스 도너츠 그랜빌 아일랜드
Lee's Donuts Granville Island

1689 Johnston St, Vancouver, BC V6H 3R9 캐나다

동생과 도넛을 먹기 위해 마켓으로 총총
여기서 엄청 유명한 도넛이라고 한다
폭신폭신하고 달달한 도넛. 줄이 언제나 긴 편이다. 바다 보면서 냠냠.

 

찬과 유명하다는 도넛을 사서 바다를 보며 먹었다. 찬이 커피 사 오라고 심부름시켜서 한 바퀴 도는데 문을 다 닫아서 커피 없이 도넛만 먹어 아쉬웠지만 여기선 이것으로도 충분하다. 찬과 매일 같이 지내다 보니 일상의 별 것 아닌 시시콜콜한 것도 얘기하게 된다. 야, 이 양말 어떰? 나 니 옷 입고 간다(ㅋㅋ) 하면서. 가족이어도 일상을 함께 쌓아가야지 더 가까워지는 것 같다. 찬과 나는 원래도 친하지만 이런 시간을 통해 어른이 된 서로를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되는 것 같다.

 

 

 

 

참고로 여기 파란색 맥주 짱 맛있음

 
 
 
 


그랜빌 스트리트 다리
Granville Bridge Granville Bridge

Vancouver, BC V5Y 1V4 캐나다

차도 아니고 걸어서 지날 수 있는 곳

 

찬과 그랜빌을 나와 다리를 건넜다. 내가 오기 전에 찬은 이곳을 많이 걸었다고 했다. 좋아하는 다리 중 하나라고 했나. 길을 걸으며 밴쿠버 친구들이 설명해 준 밴쿠버에 대한 이야기를 나에게 해준다. 역시 혼자보단 함께가 좋다. 혼자 걸으면 이 아름다운 풍경도 금방 쓸쓸해 질지 모른다.

 

 

 

딱히 한 것은 없는 것 같지만 찬과 여기저기 많이 걸었다. 집에 가기 아쉬워 영화 한 편을 보기로 했다. 밴쿠버에 한 달 반이나 있는데 영화관 갈 생각을 이제야 하다니! 우선 배가 고파 저녁을 먹기로 했다.

 

 

 


Indian Burgers Joint

1020 Howe St, Vancouver, BC V6Z 1P5 캐나다

 

찬과 길을 걸으며 적당한 가격(캐나다 외식 물가가 워낙 비싸서 나갈 때마다 기본 2-3만원을 사용한다.)에 적당한 맛이 없을까 고민했다. 미국맛 가득하다는 햄버거 가게에 가는 중에 인디안 버거스 조인트 가게를 만났다. 인도의 난과 샌드위치를 합쳐 난드위치를 판다고 하는데 처음 보는 이름에 낯설어 밖에서 한참을 망설이다 구글을 봤는데 평점도 꽤나 좋잖아..?

 

그래서 용기있게 들어가 봤다. 이럴 때 해보지 않은 선택을 하는 거지, 또 언제 하겠어- 하면서.

 

 

 

 

비건 가게인지 모르고 들어갔는데 콩고기를 사용한다고 했다. 여기서 멈칫했지만 뭐 어때!

직원에게 음식을 추천받아 난드위치 하나와 버거 하나를 시켰다.

 

 

 

 

그렇게 등장한 난드위치와 코카콜라.

난드위치는 난 속에 여러 속재료를 채워 불에 바삭하게 구운 다음 소스를 뿌려 주는, 우리가 먹어본 아는 식감이었다. 그럼에도 난드위치라는 이름이 특이했고 바삭바삭 구워진 난 표면의 식감이 맛있었다. 특히 안에 콩고기와 소스의 조합이 좋았는데, 위에 올려준 고수가 맛의 킥으로 활용되어 최고였다. 고수가 더 많이 들어가면 더 맛있을 것 같았다. 만족도 1000%. 

 

 

 

 

그에 비해 햄버거는 그저 그랬다. 콩고기가 두꺼워지니 식감과 맛이 조금 따로 노는 느낌이었는데, 난드위치는 식감/소스와의 조화가 좋았는데 햄버거는 반대로 음.. 그렇다고 맛없는 건 아니었는데 바삭한 난드위치를 먹고 난 다음이라 더 그렇게 느껴졌는지 모른다. 낯설지만 도전하는 마음으로 들어온 식당이었는데 그래도 성공! 구글의 높은 평점이 납득이 갔다.

 

 

 

 


캐나다 플레이스 Canada Place

999 Canada Pl, Vancouver, BC V6C 3T4 캐나다

 

저녁을 먹고 캐나다 플레이스 까지 걸어 야경을 구경했다. 화물들이 쌓인 큰 배를 보면서 '야 여기 부산이냐'하는 시시한 농담도 던져본다. 찬은 오늘 저녁까지 나올 생각이 없었어서 반팔과 반바지를 입고 오들오들 떨었다. 역시 밤은 춥다. 이 거리에 반팔 반바지는 자기 혼자라며 키득키득 웃었다.

 

 

 

 

건너편 지하의 맥도날드에 가서 페퍼민트 차 한잔을 시켰다. 가장 큰 사이즈를 시켰는데 물을 저렇게 간당간당 가득 담아서 준다. 찬이 입에 대고 호로록 마시는데 사이즈가 너무 커서 기가 막혔다. 별거 아닌데 웃겼다.

 

 

 

 

 

 

 

 

 

 


International Village Mall / cineplex odeon 

88 W Pender St, Vancouver, BC V6B 6N9 캐나다

 

찬과 밴쿠버 영화관에 왔다. 한국의 영화 체인 cgv나 메가박스 같다고 해야 할까?

그런데 밤에 손님이 하나도 없어서 둘이서 전세 내듯 영화를 봤다. 자막 없이 영어로만 영화관에서 영화를 보는 건 해외여행에서만 할 수 있는 독특한 경험이다. 액션 영화고 복잡한 표현이 크게 없어서 어렵지 않게 영화를 봤으나.. 재미가 없었다. 후. 스토리가 좀 너무 단순하다고 해야 할까. 그래도 밴쿠버에서 영화관에 왔다는 기분에 신나게 봤다.

 

 

밤은 어둡고 위험해서 evo 공유 자동차를 빌려 집으로 돌아왔다.

 

따듯한 웜샤워로 마무리하는 저녁.

오랜만에 가을바람 가을 햇살 맞으며 동생과 달리고 산책하니 마음이 뻥 뚫린 것 같았다. 해외에서 여행이 길어지면 이상하게 마음이 붕 떠있고 조금은 외로운 순간들이 있는데 곁에 나를 아는 한 사람이 있다는 것 하나로 삐죽 나온 마음들이 정리된다. 누군가의 마음에 뿌리를 둔다는 것은 참 멋지고 단단한 일음을 배우고 있다.

 

찬과 계획한 여행이 이틀 뒤로 다가왔다. 얼렁 뚱땅이긴 하지만 재밌을 것 같아 기대가 된다.

오늘도 평안한 하루가 지나간다.

 

 


밴쿠버에서 한 달 살기

캐나다 밴쿠버에서 한 달을 살게 되었다. 삶에 변화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밴쿠버에서 한 달 동안 먹고 걷고 즐긴 하루들을 기록한다. 빅잼은 없어서 피식잼은 있다구!

 

퇴사 후 밴쿠버에서 한 달 살기로 했다

가을, 밴쿠버로 떠나기로 했다. 비행기 티켓은 열심히 모은 항공 마일리지로 2월에 미리 끊어 두었다. 일찍이 긴 휴가를 떠나기로 마음먹은 것은 업무 유연제를 도입한 회사 제도와 열린 팀 분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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