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는 3살 어린 남동생이 있다.
언젠가 내 이사를 도와주러 온 그에게 이런 얘기를 한 적 있다.
‘우리 언젠가 함께 여행을 떠나자.
이제 앞으로 둘이 무언가 할 수 있는 시간이 없어!’
그 말을 했을 때만 해도 확신이 없었다. 둘 다 사는 곳이 달랐고, 직장인이었으며, 각자 연애를 하고 있었으니까. 언젠가 그러면 좋겠다는 생각은 했지만 실제로 할 수 있을 거란 확신은 없었는데.. 그로부터 2년 후, 우리는 캐나다로 로드트립을 떠나게 된다.
여행을 떠나자고 했던 말을 까먹은 건 오히려 내 쪽이었다. 매일 사는 게 바빴기 때문에. 살다 보니 일도 사랑도 번아웃이 왔다. 그즈음 찬은 캐나다에서 일을 하고 있었다. 나는 도망칠 곳이 필요했고 동생은 가족의 온기가 필요했다. 그렇게 우리는 캐나다에서 만났다.
캐나다에서 동생과 한달 반 동안 한 방에서 지냈다. 한 달은 밴쿠버에서, 2주는 로드트립으로. 2년 전 농담으로 얘기했던 남매 여행이 타이밍이 맞았다. 밴쿠버를 시작으로 밴프, 자스퍼를 둘러 보고 오는 여행을 떠나기로 했다. 무려 로드트립으로! 자동차로 왕복 2,000km가 넘었다. 거대한 여행 앞에서도 우리는 별로 걱정이 없었다. 둘 다 워낙 긍정적인 성향이기도 했으나, 어린 시절 가족과 여러 번 로드트립을 떠나봤기 때문이다
로드트립 컨셉은 부모님 발자취 밟기. 12년 전 엄마 아빠가 다녀왔던 여행을 똑같이 따라가보기로 했다. 엄마는 12년 전 결혼기념일에 밴프 호텔에서 마신 커피 얘기를 수없이 반복하셨는데, 대체 얼마나 예쁘길래 하는 궁금증도 있었다.
여행 전 우리가 결정한 것은 딱 3가지다.
구체적으로 일정표를 짜기 보단, 매일 최소 몇 km를 이동해야 한다는 것만 잡아두고 움직인다. 수많은 여행을 통해 여행은 계획대로 되지 않는다는 걸 알기 때문일 테다.
-어떤 차를 빌릴 것인가?
-여행 전체 일정을 어떻게 할 것인가? 하루에 최소 몇 km를 이동할 것인가?
-3일 차까지 숙박을 예약하자
여행 전 역할 분담도 나눴다. 동생은 운전과 어려운 영어 커뮤니케이션, 그리고 운전을 못하는 내가 그 외의 나머지 모든 것을 하기로 협의 했다. 운전이 가장 힘들긴 하지만.. 나는 이 여행을 계기로 운전을 반드시 배우리라 결심했다. 여행을 떠나는 찬과 나를 보며 엄마는 톰과 제리 여행이네! 라고 하셨다. 늘 약이 잘 오르는 내가 톰, 장난을 치는 동생이 제리. 우리를 대표하는 말이다.
서로의 말에 대답도 잘 안 하는 찐 남매, 싸우지 않고 이 여행을 잘 마칠 수 있을까?
밴쿠버를 시작으로 밴프, 자스퍼 그리고 시애틀까지 4,000km를 자동차로 달린다.
우당탕탕 톰과 제리 캐나다 로드트립, 시작합니다.
영상으로 함께 여행해요!
<톰과 제리 로드트립 : 캐나다편> 시리즈는 유튜브 영상으로도 볼 수 있습니다.
아래 영상을 클릭해 주세요. 영상이 더 재밌음 주의!
https://youtu.be/9QPnxgfaaeU?feature=shared
톰과 제리 로드트립
3살 터울 남동생과 빨간 자동차를 타고 캐나다 4,000km 로드트립을 떠나기로 했다. 우당탕탕 투닥투닥 현실 남매의 어쩌면 생애 마지막(?) 둘만의 여행을 블로그와 유튜브로 기록한다. 찐 ENFP라 스피커 빈틈 없음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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